도면 없이도 분전반 견적받는 법 — 현장 사진과 치수 7장이면 견적 검토가 시작됩니다
CAD 도면이 없어서 분전반 견적을 못 넘기고 계신가요? 손그림·현장 사진·치수 메모만으로 견적 검토를 시작하는 실무 방법과, 재작업 없이 한 번에 통과되는 정보 체크리스트를 정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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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소장님한테서 전화가 옵니다. "다음 주 월요일에 분전반 들어와야 하는데 견적 좀 빨리." 그런데 손에 있는 건 설계사무소가 준 평면도 한 장, 그것도 분전반은 네모 박스로 표시만 되어 있고 내부 구성은 "현장 협의"라고 적혀 있습니다. 단선도는 아직 안 나왔고, 담당 설계자는 연락이 안 됩니다.
이 상황에서 대부분의 전기공사업체가 하는 선택은 두 가지입니다. 도면 나올 때까지 기다리다가 납기를 놓치거나, 대충 "3상 4선식 100A짜리 하나요"라고 말로 넘겨서 나중에 사이즈가 안 맞아 반품하거나. 둘 다 손해입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분전반 견적은 CAD 도면이 없어도 시작할 수 있습니다. 필요한 건 도면이 아니라 '판단에 필요한 정보'이고, 그 정보는 현장 사진 몇 장과 손으로 그린 메모, 줄자로 잰 치수 몇 개로 충분히 전달됩니다. 이 글에서는 도면 없이 견적을 받으려면 무엇을 어떻게 넘겨야 하는지, 실제로 저희가 견적 검토를 시작하는 최소 정보 단위가 무엇인지 정리합니다.
왜 도면이 없으면 견적이 안 나온다고 생각하게 될까요?
관행 때문입니다. 대형 현장에서는 설계사무소가 단선도와 부하 계산서를 만들고, 그 도면을 그대로 제작처에 넘기면 견적이 나옵니다. 이 흐름에 익숙해지면 "도면 = 견적의 전제 조건"이라는 인식이 생깁니다.
하지만 실제 제작 현장에서 도면이 하는 역할을 뜯어보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도면은 다음 네 가지 정보를 담는 그릇일 뿐입니다.
- 외함이 들어갈 공간의 치수와 설치 방식(자립·벽부·매립)
- 메인 차단기와 분기 차단기의 사양과 수량
- 전기 방식(단상 2선, 단상 3선, 3상 4선 등)과 전압
- 설치 환경(실내·옥외·습기·분진 여부)
이 네 가지만 확보되면 견적은 나옵니다. 도면이라는 형식이 없어도 됩니다. 실제로 저희에게 들어오는 문의의 상당수는 카카오톡으로 온 사진 세 장과 "여기 지금 붙어 있는 거 그대로, 차단기만 늘려주세요"라는 한 줄에서 시작됩니다. 그리고 그 문의들이 정상적으로 제작·납품까지 갑니다.
문제는 도면이 없다는 사실 자체가 아니라, 도면 없이 넘기는 정보가 판단 불가능한 수준일 때 생깁니다. "적당한 걸로 하나 견적 주세요"는 견적이 안 나옵니다. 하지만 "가로 600 세로 800 깊이 250 벽부형, 메인 100A ELB 1개, 분기 20A MCCB 12개, 실내 기계실"은 즉시 견적이 나옵니다. 둘 다 도면은 없습니다. 차이는 정보의 밀도입니다.
도면을 기다리는 동안 어떤 손실이 쌓이나요?
"도면 나오면 그때 보내겠습니다"라는 말이 오가는 동안 실제로 발생하는 비용은 생각보다 큽니다.
첫째, 제작 리드타임이 통째로 밀립니다. 맞춤 분전반은 외함 판금·도장·부스바 가공·조립·배선·검사를 거칩니다. 도장 건조 시간처럼 단축이 불가능한 공정도 있습니다. 도면을 3일 기다리면 납품이 3일 밀리는 게 아니라, 그 3일 때문에 다른 물량과 일정이 겹쳐 일주일이 밀리기도 합니다.
둘째, 급하게 기성품으로 대체하면 재작업이 발생합니다. 사이즈가 애매한 기성 함체를 사서 현장에서 타공하면 도장면이 깨지고 절단면에서 부식이 시작됩니다. 옥외함이라면 방수 등급이 그 순간 무의미해집니다. IP 등급이 왜 현장 타공 한 번에 무너지는지는 옥외 분전반 IP 등급 가이드에서 자세히 다뤘습니다.
셋째, 검수에서 지적을 받습니다. 급하게 짜 넣은 분전반은 차단기 간격이 좁아 발열이 잡히지 않거나, 충전부가 노출되어 안전점검에서 걸립니다. 커버 하나 때문에 재방문하는 비용은 처음부터 제대로 만드는 비용보다 큽니다. 이 부분은 분전반 아크릴 커버 가이드를 참고하시면 좋습니다.
넷째, 견적 자체가 부정확해집니다. 정보 없이 나온 견적은 안전 마진이 붙습니다. 제작처 입장에서 불확실성이 크면 단가를 보수적으로 잡을 수밖에 없습니다. 오히려 정보를 명확히 주는 쪽이 견적이 정확하고 저렴해집니다.
도면 대신 무엇을 보내면 되나요? — 사진 7장 체크리스트
가장 빠른 방법은 현장에서 스마트폰으로 찍는 것입니다. 아래 7장이면 대부분의 경우 견적 검토를 시작할 수 있습니다.
| 순번 | 촬영 대상 | 확인되는 정보 | 촬영 팁 |
|---|---|---|---|
| 1 | 설치 예정 위치 전경 | 벽부·자립·매립 여부, 주변 간섭물 | 3~4m 떨어져 정면에서 |
| 2 | 설치 공간에 줄자를 대고 찍은 사진 | 최대 허용 가로·세로 | 줄자 눈금이 읽히게 |
| 3 | 깊이 방향 줄자 사진 | 함체 깊이 제약 | 벽에서 장애물까지 |
| 4 | 기존 분전반 내부 전체 | 현재 차단기 구성·배선 상태 | 커버 열고 정면 |
| 5 | 메인 차단기 명판 클로즈업 | AF/AT/차단용량 | 글자가 선명하게 |
| 6 | 분기 차단기 열 클로즈업 | 극수·용량·수량 | 좌→우 순서로 2장 나눠도 됨 |
| 7 | 인입 케이블 · 배관 진입부 | 노출/매입, 케이블 굵기, 진입 방향 | 상부·하부 구분 표시 |
5번과 6번이 특히 중요합니다. 차단기 명판에 적힌 100AF / 75AT, 2P 30A, 2.5kA 같은 숫자가 사양의 절반을 결정합니다. 이 표기를 어떻게 읽는지 헷갈리신다면 AF·AT·kA 세 가지를 한 번에 이해하는 법과 차단기 극수(1P·2P·3P·4P) 선택 가이드를 함께 보시면 명판만 찍어 보내도 소통이 훨씬 빨라집니다.
손그림 단선도, 어디까지 그려야 견적이 나오나요?
CAD가 없어도 A4 한 장에 볼펜으로 그린 그림이면 충분합니다. 실무에서 저희가 가장 많이 받는 형태이자, 가장 오해가 적은 형태이기도 합니다. 다음 요소만 들어가면 됩니다.
1) 인입 표시 — 왼쪽 위에 화살표 하나 그리고 3φ4W 380/220V, CV 70sq 정도만 적으시면 됩니다. 전기 방식과 인입 케이블 굵기가 부스바 용량 판단의 출발점입니다.
2) 메인 차단기 — 네모 하나 그리고 MCCB 3P 225AF/175AT 또는 ELB 3P 100A 30mA. 누전차단기인지 배선용차단기인지 반드시 구분해 주세요. 둘의 차이가 헷갈리신다면 MCCB와 ELB의 차이를 한 번 훑어보시면 됩니다.
3) 분기 회로 목록 — 세로로 줄을 긋고 회로별로 한 줄씩 적습니다.
1. 조명 1구역 2P 20A
2. 조명 2구역 2P 20A
3. 콘센트 A 2P 20A (ELB)
4. 에어컨 2P 30A
5. 펌프 3P 30A
6. 예비 2P 20A × 2
4) 예비 회로 수 — 이것을 안 적어서 나중에 문제가 되는 경우가 정말 많습니다. 증설 계획이 있다면 예비 2~4회로는 반드시 명시하세요.
5) 특기 사항 — "부스바 절연 커버 필수", "명판 각인", "잠금 손잡이", "아크릴 커버" 등 검수 기준과 직결되는 항목을 한 줄로 적어주시면 견적 왕복이 한 번 줄어듭니다.
이 다섯 가지가 적힌 손그림은, 형식만 다를 뿐 정보량으로는 웬만한 CAD 단선도와 동등합니다. 사진으로 찍어 보내주시면 그대로 검토가 시작됩니다.
견적 왕복을 한 번에 끝내려면 무엇을 미리 정해야 하나요?
정보를 보냈는데도 "이건 어떻게 하시겠어요?"라는 질문이 서너 번 오가면 결국 시간이 밀립니다. 아래 항목들은 대부분의 견적에서 반드시 확인해야 하는 것들이라, 처음에 함께 적어 보내시면 왕복이 대폭 줄어듭니다.
| 확인 항목 | 왜 필요한가 | 답변 예시 |
|---|---|---|
| 설치 방식 | 외함 구조·브래킷·문 열림 방향 결정 | 벽부형 / 자립형 / 매립형 |
| 설치 환경 | 방수·방진 등급, 도장 사양 | 실내 전기실 / 옥외 노출 / 지하 습기 |
| 함체 재질·두께 | 강도·부식·단가 | SPCC 1.6t 분체도장 / STS304 |
| 도장 색상 | 관급·기관 사양 시 지정색 존재 | 아이보리 / 지정 RAL 색상 |
| 부스바 필요 여부 | 분기 수가 많으면 부스바 필수 | 분기 12회로 이상 → 부스바 |
| 명판·라벨 | 검수 기준 항목 | 각인 명판 / 라벨지 |
| 잠금 방식 | 공용부·옥외는 필수인 경우 많음 | 키 잠금 / 핸들 |
| 납기 희망일 | 공정 배치의 기준 | 0월 0일 현장 반입 |
| 수량 | 단가 구조가 달라짐 | 동일 사양 3면 |
특히 분기 회로가 12개를 넘어가면 부스바 구성이 사실상 필수가 됩니다. 부스바 규격·허용전류·절연 처리는 견적 금액과 함체 깊이에 직접 영향을 주는 항목이라, 부스바 완전 정리 내용을 미리 참고해 두시면 사양 협의가 빨라집니다.
SG기전은 도면 없는 문의를 어떻게 처리하나요?
저희는 자체 공장에서 직접 제작하기 때문에, 영업 담당과 제작 담당 사이의 전달 단계가 없습니다. 이 구조가 도면 없는 문의에서 특히 강점이 됩니다.
1단계 — 접수 즉시 정보 스캔. 사진과 메모를 받으면 앞서 말한 네 가지(치수·차단기·전기 방식·환경)가 확보되었는지 확인합니다. 부족한 항목만 콕 집어 한 번에 되묻습니다. "이것도 필요하고 저것도 필요하다"고 여러 번 나눠 묻지 않습니다.
2단계 — 사양 확정 회신. 받은 정보를 바탕으로 저희가 사양을 정리해서 되돌려 드립니다. 함체 외형 치수, 재질·두께, 도장, 차단기 리스트, 부스바 사양, 부속(명판·커버·잠금)까지 한 장으로 정리된 형태입니다. 고객은 이 내용을 확인만 하시면 됩니다.
3단계 — KEC 기준 검토. 차단기 이격거리, 충전부 방호, 접지 단자대, 케이블 굽힘 반경 등 KEC 규정에 걸릴 수 있는 부분을 사양 확정 단계에서 미리 짚습니다. 현장에서 검수 지적을 받고 되돌아오는 것보다, 제작 전에 잡는 편이 훨씬 저렴합니다.
4단계 — CNC 정밀 가공 제작. 확정된 치수로 판금·타공을 CNC로 진행합니다. 현장 재타공이 필요 없는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차단기 위치, 케이블 진입구, 환기 루버 위치까지 도면화된 상태로 가공되므로 조립 편차가 거의 없습니다.
5단계 — 정품 자재 조립·검사. LS일렉트릭 정품 차단기를 기준으로 조립하고, 절연저항·결선·동작 확인을 거쳐 출하합니다.
국가 자격증 보유 인력이 사양 검토와 제작을 직접 담당하며, 기관·학교·관제센터 등 검수 기준이 까다로운 다양한 특수 목적 납품 경험이 이 프로세스의 바탕입니다.
실제로 사진만으로 시작된 사례가 있나요?
사례 1 — 대학교 실습동 분전반 교체. 노후 분전반 교체 건이었는데, 준공 도면이 남아 있지 않은 오래된 건물이었습니다. 담당자분이 기존 함체 내부 사진 4장, 매립 개구부에 줄자를 댄 사진 2장, 그리고 회로 목록을 손으로 적은 메모를 보내주셨습니다. 저희가 사양서를 정리해 회신하고 확인받은 뒤 제작에 들어갔습니다. 기존 벽체 개구부에 그대로 들어가는 치수로 제작해 벽을 뜯지 않고 교체했습니다. 이 방식은 매립 분전반 속판 1:1 맞춤 교체 글에서 다룬 접근과 같습니다. 경기대학교를 비롯한 기관 납품에서 축적된 방식이기도 합니다.
사례 2 — 관제센터 제어함체. 서울교통공사 관제센터 납품 건에서는 설치될 랙 공간의 유효 치수와 장비 목록만 먼저 확보한 상태에서 검토를 시작했습니다. 장비 실장 배치와 발열 경로를 저희가 제안하고, 담당자 확인 후 CNC 가공에 들어갔습니다. 현장에서 추가 타공은 없었습니다. 비슷한 고민이 있으시면 CCTV 제어함체 제작 가이드가 참고가 됩니다.
사례 3 — 건설 현장 가설분전반. "콘센트 많은 거로 주세요"라는 요청으로 시작됐지만, 실제 투입 장비 목록을 여쭤보니 3상 용접기와 양수기가 포함돼 있었습니다. 장비 기준으로 회로를 재구성해 제작했습니다. 가설분전반은 콘센트 개수가 아니라 장비 부하가 기준이라는 점을 가설분전반 회로 구성 체크리스트에 정리해 두었습니다.
세 사례 모두 시작점은 CAD 도면이 아니라 사진과 대화였습니다.
오늘 바로 견적을 시작하려면 무엇을 보내면 되나요?
지금 현장에 계시다면 5분이면 됩니다.
- 앞의 사진 7장 체크리스트대로 촬영 (줄자 반드시 포함)
- A4에 손그림 단선도 — 인입 / 메인 / 분기 목록 / 예비 회로
- 메모 한 줄 — 설치 방식 · 설치 환경 · 희망 납기 · 수량
이 세 가지를 사진으로 찍어 보내주시면 접수 즉시 검토가 시작되고, 부족한 정보는 저희가 한 번에 정리해 되묻습니다. 도면이 나중에 나오면 그때 대조해서 사양을 최종 확정하면 됩니다. 도면을 기다리느라 제작 일정을 비워두는 것이 가장 비싼 선택입니다.
기존 분전반이 아예 없는 신설 현장이라면, 사진 대신 설치 예정 공간의 가로·세로·깊이 실측값과 투입될 부하 목록(장비명 + 용량)만 주셔도 회로 구성부터 함께 잡아드립니다. 부하 목록이 곧 단선도의 재료이기 때문입니다.
